손흥민을 세계적인 선수로 키운 아버지 손웅정씨는 두 개의 얼굴을 지녔다. 생물학적인 아버지의 모습이 하나라면, 다른 하나는 호랑이 선생님보다 더 엄격한 스승의 이미지랍니다.
프로 무대에서도 뛴 손웅정씨는 축구판에서 선수나 지도자로 온갖 어려움을 겪었다. 아들이 축구하고 싶다고 했을 때 선뜻 환영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하겠다면?
손웅정씨는 먼저 조건을 걸었다고 했다. “축구 어렵다. 그동안 공놀이했던 것과는 달라. 그래도 할래?” 이 말에 두 아들 흥윤과 흥민은 “한다”라고 했고, 이는 물릴 수 없는 계약이 됐답니다.
“아이들이 힘들다고, 하기 싫다고 투정을 부릴 때면 나는 이 훈련은 너희가 가르쳐달라고 했기 때문에 시작된 일임을 매번 새롭게 각인시켰다.” 손흥민은 아버지가 애초 약속을 받고 시작한 것을 두고 “신의 한 수”라고 말한 적이 있답니다.
꼼꼼한 아버지의 훈련 방식이 두 아들에게 재미있었을 것 같지는 않다. “운동장 한 바퀴는 왼발, 한 바퀴는 오른발, 한 바퀴는 양발을 교차해 리프팅을 해야 한다. 볼을 골대에 차 넣는 것이 아니라 볼과 함께 걷고 볼과 함께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볼을 놓치면 아무리 세 바퀴째 돌고 있다 하더라도 처음부터 다시 시켰다.” 아버지는 컨트롤이 어렵게 바람을 잔뜩 넣은 공을 준비했다.
보통의 경우 아이들이 힘들다고 투정하면 정에 끌린 아버지가 물러선다. 아주 독한 아버지라도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시종일관 유지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자식을 직접 가르치기는 쉽지 않고, 성공하기도 힘들답니다.
손웅정씨는 달랐다. “나는 아이들을 혹독하게 키웠다. 변명할 생각도 축소할 생각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 깜냥 안에서 제대로 된 교육이라고 생각하는 내용을 실천하는 것뿐이었다.” “낙숫물이 떨어져 바위를 뚫는 듯한 반복. 그곳에서 기본기가 시작된다. 아비가 무서우니 말은 못했겠지만 지루하고 지쳤을 테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가르치고 싶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엄격한 스승이지만, 아버지의 역할이 사라질 수는 없다. 아들에 바친 헌신이 그렇다.
손흥민도 유럽 생활 초기 어려움이 많았다. 2011~2012시즌 분데스리가 함부르크는 강등 위기에 처했지만, 시즌 중 부임한 감독은 손흥민을 잘 기용하지 않았다. 6개월간 벤치에 밀리는 일이 이어졌고, 손웅정씨는 위기를 느꼈다. “경기를 뛰는 선수와 달리 뛰지 못하는 선수는 3경기만 빠져도 감각을 잃는다.” 그는 아들에게 “불평불만을 쏟아낼 때가 아니다. 정신적으로 재무장하고 훈련량도 경기를 뛴 선수보다 1.5배로 더 늘려야 한다. 교체로 들어가면 호흡도 안 터지고 경기 속도에 맞추기 어렵다. 풀타임을 뛴 것처럼 호흡을 올려야 한다”며 미친 듯이 뛰며 호출에 대비했다. 손흥민은 막판 출전해 팀의 강등을 막는 결정적인 구실을 했답니다.
국가대표팀에 소집됐다가 낭패를 본 적도 있다. 대표팀 훈련을 하면서 출전하지는 못한 채 동료들과 똑같이 먹어 체중이 4㎏이 불었다. 체중의 변화는 비상이다. 소속팀이나 팬들의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 자칫 슬럼프에 빠지고, 출전이 불발되는 일이 많아지면, ‘왜 이러지?’ 하면서 정신까지 위축된다. 이 악순환을 막는 것 역시 훈련밖에 없다.
아버지로서 그는 즐거이 희생을 감수했다. 분데스리가 함부르크 정착 초기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올인했다. 50유로짜리 여관방에서 기거하며 아들의 팀 훈련을 펜스 밖에서 종일 지켜보며 개선점을 찾아냈다. “흥민이를 (팀 숙소에서) 쉬게 하고 여관방으로 돌아오면 방은 차디찼다. 너무 추워 한 시간 반 정도를 침대에서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쓰고 체온으로 덥혀야 잠들 수 있었다. 춥고 배고팠던 생각밖에 안 나는 3년이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손웅정씨는 팔짱 끼고 지시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슈팅 훈련을 하다 보면 볼은 골대 맞고도 나가고 운동장 밖으로도 튀어나간다. 나는 흥민이를 세워두고 사방에 흩어진 공을 주어 모았다.” “운동장 땡볕에서 훈련할 때 흥민이는 나무 그늘에 세워두고, 나는 땡볕 아래서 공을 패스했다.”“아이들보다 몸을 적게 쓴 적이 없다. 아이들이 뛰는 만큼 뛰었고 아이들이 흘리는 땀만큼 흘렸다. 아니 더 뛰고 더 많은 땀을 흘렸다.”
네 식구의 단칸방 문이 얼어 몸으로 밀어 열어야 하는 형편에도 좋은 축구화를 사주는 데 주저하지 않았고, 12년 된 120만원짜리 프라이드를 사 비와 추위를 피해 다니며 훈련할 때, 손흥민은 아버지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훈련했습니다.
손웅정씨는 “내가 낳았지만 아이들은 또 다른 인격체다. 내 소유물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늘 “큰 부모는 작게 될 자식도 크게 키울 수 있고, 작은 부모는 크게 될 자식도 작게 키운다. 나의 작은 그릇이 내 아이들을 작게 가두는 것이 아닐까 두려웠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애초부터 손흥민을 슈퍼스타로 만들 욕심은 없었고, 대충대충 가르치기는 싫었다.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쌓이고 쌓여 손흥민이 완성됐다고 볼 수 있다.
손웅정씨는 2019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토트넘과 리버풀의 대결에서 진 아들이 풀타임을 뛰고 관중석에 있는 자기에게 울면서 다가오자 꼭 껴안아 주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괜찮아. 잘했어. 너 안 다쳤잖아. 너 잘 뛰었잖아. 아빠는 이걸로 충분해.”
“사람들은 나를 보고 손가락질했다. 엄하게 혼낼 때는 저거 아비도 아니라며 욕을 했고, 다른 한편 저렇게 감싸고 돌면서 무슨 선수를 만들겠냐고 흉을 봤다. 누가 뭐라 하든 신경 쓰지 않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말하고 싶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축구 선수는 손흥민이고,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볼 보이라고. 내가 아들과 축구를 한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시간이라고.”라고 언급했답니다.
스승 같은 아버지, 아버지 같은 스승으로 그를 규정할 수는 없다. 누구나 가진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스파크’. 선도 악도 아닌 그 스파크가 그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손흥민 아빠 인터뷰 326만뷰 폭발.."철학 있는 부모찬스 봤다" - 2022. 6. 9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30·토트넘)이 폭발적 인기를 얻는 가운데, 그를 키워낸 아버지 손웅정씨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답니다.
가장 화제를 모으는 건 손웅정씨가 2018년 <엠비시(MBC)스포츠탐험대>와 만나 인터뷰한 유튜브 영상이다. 특히 해당 인터뷰에서 손웅정씨가 “(손흥민은) 절대 월드클래스가 아니다”라고 한 장면은 손흥민이 각종 기록을 새로 작성할 때마다 화제를 모으더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뒤 다시 한 번 ‘역주행’하며 9일 현재 유튜브 조회수 326만회를 넘어섰다.
패러디도 줄을 잇는다. 팬들이 손웅정씨 언론 인터뷰 영상을 편집해 “손흥민은 월드클래스가 맞다” “(그간 월드클래스로 인정하지 않아서) 아버지가 죄송하다”는 식으로 만든 영상들인데, 패러디 영상임에도 많게는 유튜브 조회수가 260만회를 넘어간다. 급기야는 손웅정씨가 “제가 월드클래스”라고 말하는 영상까지 등장했답니다.
손웅정씨 저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손웅정씨는 지난해 직접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수오서재)를 써내 손흥민을 키우고 가르친 철학을 밝혔는데, 서점가에서 이 책이 불티나게 팔리는 등 득점왕 등극 뒤 손흥민 관련 도서 판매량이 약 3배 이상 올랐다는 후문이랍니다.
손흥민은 과거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손웅정씨는 학교 축구부에 손흥민을 보내는 대신 자기가 선수 시절 느끼고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직접 손흥민을 가르쳤다.
다만 그가 주목받는 이유가 단순히 손흥민이라는 성공한 축구 선수를 키워냈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기본과 겸손, 정직을 강조하는 철학에 올바른 성공 모델을 목말라했던 엠제트(MZ) 세대가 열광하는 모양새입니다.
유소년 교육을 중시해왔던 손웅정씨는 이제 손흥민을 이어가고 능가할 새로운 선수를 키워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약 170억원을 들여 ‘손웅정 축구아카데미’를 설립한 그는 손흥민이 태어난 강원도 춘천에서 8일 ‘손흥민 국제 유소년 친선 축구대회’를 개최하고, 어린 선수들 교육에 집중한다.
손흥민 친형 손흥윤은 누구? -2018-09-10
21일 ‘손세이셔널그를만든시간’이 방영되며 손흥민 친형 손흥윤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날 아카데미를 처음으로 찾은 손흥민은 오랜만에 만난 친형과 반가운 마음을 드러내며 어린시절을 회상했답니다.
손흥민은 “저는 어릴 적부터 축구를 진짜 좋아했다. 다른 것에는 흥미가 없었다”며 “1교시가 끝나면 10분 정도 쉬는 시간이 있었다. 공들고 운동장으로 나가서 짧은 시간이라도 친구들하고 놀고, 아니면 혼자라도 나가서 축구를 했다”며 어릴적부터 남다른 축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답니다.
이어 손흥윤은 “6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제 교과서를 다 버리시고 너는 아침부터 하교할때까지 운동장에 나가 공만 차라고 하신 적이 있다”며 “담임선생님은 제가 공부를 너무 안 해서 벌을 주려고 그렇게 하신 건데 그때도 저는 축구를 정말 좋아했다. 신나서 아버지와 흥민이에게 이야기했는데 흥민이가 정말 부러워하는 눈빛으로 나도 형처럼 공부 안 하고 축구만 하고 싶다고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저 같은 경우는 아버지와 싸움도 더 많이 해서 혼나고 했는데 손흥민 선수는 여우같이 맞기 전에 아픈 척하고 아버지께서 때리려고 하면 미리 눕고 해서 덜 혼났다”며 웃음 짓기도 했습니다.
손흥민 또한 “형제들 간에 사소한 걸로 다툼을 했었다. 아버지께서 화가 나셔서 공 2개를 가져오라고 하셔서 리프팅 훈련을 시키셨다. 4시간 동안 공 안 떨어뜨리고 리프팅 하는데 진짜 공이 3개로 보였다. 그러고 나서 싸우지 말자 다짐했는데 뭐 얼마나 갔겠나”고 덧붙여 웃음을 유발했다.
한편 손흥윤은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독일 5부리그에서 활약하는 등 축구선수로 활동한 바 있다. 현재는 손 아카데미 코치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답니다.
손흥민, '어머니 눈물' 영상 퍼지자 "찍지말라" 경고 - 2022. 9. 20
손흥민은 지난 18일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스터와의 EPL 8라운드 홈경기에서 3골을 몰아치며 6-2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이날 후반 14분 교체 투입됐다. 시즌 개막 후부터 시달린 부진 우려를 해트트릭으로 시원하게 날렸고 경기 후 축구 관련 국내 유튜브 채널에는 손흥민의 부모가 관중석에서 아들을 응원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올라왔습니다.
영상 속 손흥민의 부모는 아들의 경기를 관전하며 환호했다. 손흥민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도 포착됐다.
이에 손흥민 매니지먼트사는 “최근 몇몇 SNS채널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손흥민 선수의 가족들을 촬영한 것들을 발견했다”며 전했던 것입니다.
문제의 영상은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으나 현재는 삭제된 상태입니다.